2010.05.28 아침 6시에 일어났는데, 마라톤 하러 굉장히 가기 싫었다.
감기로 인해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았다.
- 8시부터 하는건 뭐야~-_- 주말에 말야.
그러나, 그동안 3개월간 어린이 대공원에서 매주 적게는 1번, 많게는 3번 연습한게 생각났다.
PLAN 2010의 첫번째 목표를 망치는건 더더욱 싫었다. Justin과의 약속이니까!
간단히 씻고, 계란 2개, 사과 1개 먹고 출발했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7시 40분.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다양한 연령층과 외국인들까지...
늦었다. 후다닥 탈의실로 달려가, 옷을 갈아입고
마찰이 심한 부분에 바셀린바르고, 젖꼭지에 대일밴드를 장착했다.
(10KM 이상은 달리기 전 사타구니와 양쪽 겨드랑이에 바셀린을 반드시 바르고 뛰어야한다.
그래야 피부 쓸림을 방지할 수 있다. 젖꼭지에 대일밴드도 마찬가지.)
마지막으로 선크림을 바르고 짐을 맡겼다.
늦게 도착하다 보니 몸을 풀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간단한 스트레칭과 운동으로 몸을 풀었다.
8시 정각 풀코스 주자들이 출발하고, 5분후에 하프 주자들이 출발했다.
나는 중간쯤에 위치해 있었다.
처음에 사람들이 많다보니 아무래도 천천히 뛸수밖에 없었다.
목표는 2시간내에 완주!
2KM지점을 통과한 후 부터 스퍼트를 올렸다.
평소에 운동할때 보다 호흡 속도를 올려 속도를 냈다.
중간중간에 비치된 물과 바나나를 마시며 체력을 보충하며 달렸다.
5KM지점을 통과하는 순간, 서로 팔뚝에 끈을 연결하며 달리는 두사람을 보았다.
- 서로 페이스 맞추며 뛸려나 보구만, 근데 뭐 끈으로 묶을 필요까지야...
그사람들을 지나치며 등에 적힌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시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 마라톤 도우미"
나의 뛰는 가슴이 저미어오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8KM지점을 통과하는 순간, 연습할때보다 속도를 올려서 그런지 조금 힘에 겨웠다.
잠깐 쉬고 출발하는데 1:45분 페이스 메이커들과 그들을 따르는 그룹이 나를 지나쳐갔다.
- 오~ 저사람들 페이스에 맞추면 2시간안에 끊을 수 있겠구나.
다시 스퍼트를 하며 1:45분 그룹들과 같이 달렸다.
15KM지점까지는 그들과 같이 달렸다.
평소에 16~17KM정도 까지만 연습을 하다보니, 슬슬 페이스가 처졌다.
18KM, 이미 1:45분 그룹은 저만치 앞에 달리고 있었고, 점점 더 지쳐갔다.
19KM를 통과하니, 사점(死點)에 다달았다. 마지막 스퍼트를 하고 싶었으나,
나의 다리는 "슷힌아, 여기까지 뛴것도 잘한거야. 집에가자~"라고 악마처럼 속삭이고 있었다.
그러나 나의 심장은 완주를 원했다.
걷는거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걷는거나 마찬가지라고나 할까? ㅎ) 20KM지점을 통과했다.
그 순간, 한 백인 녀석이 경쾌한 리듬으로 나를 지나쳐갔다.
"ENGLAND"라고 손수 매직으로 적은 유니폼과 190CM정도의 키, 뒤로 묶은 머리.
멋진 녀석, 나는 죽을똥 살똥 뛰는데 녀석은 간지 좔좔 모습으로 달리고 있었다.
결승선을 100여 미터 앞 두고, KUNZ가 자전거 타는 모습이 보였다.
나를 보자, 사진을 여러방 찍었다.
손을 들어 화답해줬고, 2 THUMBS UP으로 완주의 기쁨과 성취감을 누렸다.
결승선을 통과한 후에 얼핏 본 기록, 1:53분 XX초.
2시간에의 완주목표를 달성해서 더욱 기뻤다.
기쁨도 잠시, 나에겐 물이 필요했다. 식수대로 가서 물을 마시고 세수를 했다.
잠시 쉬고 기록 칩을 반납하니, 완주메달과 간식거리를 받았다.
빵, 비타민음료, 그리고 하프마라톤 FINISHER라고 적힌 완주메달.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건 "칼슘의 왕 멸치세트" -_-;; 역시 바다의 날 마라톤 이라더니 선물 또한 바다스럽군.
옷을 갈아입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입구에서 한 할아버님이 나에게 길을 물었다.
= 사당갈라면 어떻게 가요?
- 사당요. 잠시만요
휴대폰에서 노선도로 찾아서 알려드렸다.
- 여의도에서 내리신다음에 9호선타고 동작에서 내리셔서, 4호선으로 갈아타시면 되요.
= 어이. 고마워요~. 마라톤했어요?
- 네. 하프 뗬습니다.
= 나는 10KM 뛰었어요.
- 대단하시네요. 저는 이번이 처음이네, 할아버님도 처음이세요?
= 안유~. 한달에 한번씩 뛰죠. 내 나이가 82인데, 마라톤하니까 건강하고 아주 좋아요.
- 82이요? 와우~엄청 정정하시네요. 멋지십니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 씻고 쉬고 있는데 문자 하나가 왔다.
"바다의날대회 홍유석(하프1460)님의 기록은 01:52:41.49입니다."
- 좋은 세상이야~ ㅋㅋ
처음에 남자의 자격에서 마라톤 뛰는걸 보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PLAN 2010의 한 계획으로 세워 달리게 되었지만,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마라톤이었다.
개인적으로 마라톤은 체력으로 달리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기본적인 체력이 뒷받침 되야겠지만,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끊기, 그리고 리듬으로 달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호흡과 같은 속도로 발을 구르며, 자기만이 리듬으로 달린다면 누구든지 21.0975KM를 완주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셕이 다뤼는 백만불짜리 다뤼~!!"
Special Thanks to Kunz.
- 이른 아침 구찮았을텐데, 와서 사진찍어줘서 고맙다. 덕분에 인증샷남길 수 있게됐어 ㅋㅋ

하프 완주 기록

하프 남자 20대 순위, 19위/98명, 상위 19.4%

하프 남자 전체 순위, 315위/987명, 상위 31.9%

하프 전체 순위, 334위/1072명, 상위 31.2%

배번1460, 완주메달

하프 완주메달 앞면, FINISHER

하프 완주메달 뒷면

만쉐이~!!

2 Thumbs Up!!

완주 메달 -_-v
Posted by justhys